10년 전 쯤이었을 거다.
대학 새내기의 삶은 나 스스로 정한 자유와 술,
벚꽃엔딩의 낭만이 출렁이는 삶이었고,
당연히도 거기엔 여자라는 존재를 빼놓을 수 없었다.
이쁘고 몸매가 좋은 여자도 좋지만, 특히 옷 잘입는 여자가 이상형이었는데,
나는 그 당시 찐따같은 학창시절의 한을 풀듯,
번 돈, 없는 돈, 빌린 돈까지
개똥철학이 담긴 패션에 쏟아붓는 철부지였다.
중간고사가 끝나고 벚꽃이 떨어지던 때.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층이 확실한 검정 단발머리에,
기장이 딱 맞는 가디건, 생지의 짧은 청치마, 검정색 로퍼.
마지막으로 프라이탁 로고가 새겨진 초록패턴의 크로스백을 메고,
벤치에 앉아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그녀의 모습이.
길고 마른 몸의 실루엣을 잘 표현하는 옷차림이 단박에 눈에 박히면서,
화룡점정으로 프라이탁 특유의 유니크한 크로스백 감성.
'미쳤다. 저렇게도 입을 수 있구나.'
(지금은 평범할수도 있지만 그때 내눈엔 신선함 그 자체였다!)
나는 그때 이미 그녀와 함께
아이는 몇 명을 낳을건지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었고,
이게 내 기억 속의 첫 프라이탁의 이미지였다.
원래 시각이라는 정보는 다른 감각에 비해 소멸성이 큰 감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년 전의 감각을 쉽게도 떠올리는것을 보면,
정말 어지간히도 충격적이었던 것 같다.
그런 감각을 다시금 느끼게 해준 것도 불과 얼마 전 일이었다.
가지고 있는 맥북은 들고다니기가 참 쉽지 않은데,
기존에 맥북수납용으로 멘 가방이 슈프림 메신저백이었다.
하지만 메신저백은 스포티한 감성이 짙기 때문에
조금 더 캐주얼한 느낌의 가방이 필요했다.
크기는 맥북15인치가 들어가야 하고,
적당히 캐주얼하면서 희소성도 큰,
실용적이고 들기 편한 가방.
브래디백은 너무 캐주얼했고, 포터는 뭔가 심심했던 찰나,
프라이탁이 다시금 기억에서 새록새록 솟아났다.
그 중에서도 나에게 딱 맞는 가방은
'프라이탁 밥'이었다.
공식 홈페이지 및 패션 커뮤니티와 온라인 장터들을 검색해보았고,
마음에 드는 것은 개인 매물이 가장 눈에 들어왔다.
공식 홈페이지는 종류는 가장 많은데 딱 이거다 하는 느낌의 컬러감과 패턴이 눈에 띄지 않았다.
아, 참고로 프라이탁은 같은 제품이어도 컬러배치와 패턴, 레터링이 전부 다르다.
(참고로, 앞서 말한 프라이탁의 희소성은 여기서 나온다)
컬러는 그린,그레이,베이지 중 하나로,
패턴이나 레터링은 없어도 좋지만, 있어서 더 이쁘면 겟.
최종 선택지 4개 중에서 베이지와 오렌지컬러가 섞인 놈을 골랐다.
바로 요 놈이다.
색감이 너무 너무 좋다.
검정과 베이지의 컬러조합을 상당히 좋아한다.,
자칫 두 색의 조합은 심심해 보일수 있는데,
균형있게 잡힌 주황의 컬러감이 '나 여기 있어!' 라고 말해준다.
내 '프라이탁 밥'은 1회 착용의 민트급 중고매물인데, 매우 더럽다.
새상품이어도 똑같았을거다.
소재는 트럭의 방수포로 제작되었다.
그만큼 튼튼하고, 소재 특성상 물에 강하다.
가방 내부의 수납구조는 가방 전체를 잠글 수 있는 지퍼와,
화장품 파우치가 들어갈 만한 중간 사이즈의 수납칸,
마지막으로 휴대폰을 2/3쯤 넣을 수있는 작은 칸까지.
정말 깔끔하면서 실용적인 수납구조에다가, 널찍한 수납크기가 매우 마음에 드는데,
가방 전체의 공간은 노트북이 들어가도 전공서적 3~4개는 추가로 들어갈 공간이다.
그렇기에 '프라이탁 밥'의 착용샷을 보면, 여자들은 조금 오버핏한 감이 있다.
친환경을 추구하는 기업답게
가방끈도 폐차의 안전벨트를 사용했다.
(폐차치곤 안전벨트가 너무 깨끗한데?)
안전벨트를 사용했으니 튼튼함은 덤.
어깨와 등, 가슴을 맞닿는 느낌이 되게 부드럽다.
크로스백으로서는 최고의 가방끈이다.
봉제의 디테일이 보이는가?
베이지 부분의 봉제 주황색 실, 주황색 부분의 봉제는 흰 실을 사용했다.
토트백으로 활용할 때 가방 손잡이도 달려있는데,
이 부분의 봉제처리도 깔끔하다.
(캬 탁뽕에 취한다)
'프라이탁 밥'의 로고 위치는 내가 가방을 볼 때, 오른쪽 하단에 위치하고 있다.
개인 매물을 구매해서 정품택과 함께 압구정에서 구매한 영수증이 있다.
안에 종이가 몇겹이 들어있는데 꽤 견고하게 위치해있어,
다시 고이 접어놓을 자신이 없어 관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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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랫만에 가방을 샀는데, 정말 후회없는 구매를 했다.
트럭이 밟아도 튼튼하며, 어디에 메도 잘어울릴 실용성과 유니크한 감성까지 그득한
'프라이탁 밥'(F203)
앞으로 친해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