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내 기억속의 가방 '프라이탁 밥 F203' 구매기
10년 전 쯤이었을 거다. 대학 새내기의 삶은 나 스스로 정한 자유와 술, 벚꽃엔딩의 낭만이 출렁이는 삶이었고, 당연히도 거기엔 여자라는 존재를 빼놓을 수 없었다. 이쁘고 몸매가 좋은 여자도 좋지만, 특히 옷 잘입는 여자가 이상형이었는데, 나는 그 당시 찐따같은 학창시절의 한을 풀듯, 번 돈, 없는 돈, 빌린 돈까지 개똥철학이 담긴 패션에 쏟아붓는 철부지였다. 중간고사가 끝나고 벚꽃이 떨어지던 때.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층이 확실한 검정 단발머리에, 기장이 딱 맞는 가디건, 생지의 짧은 청치마, 검정색 로퍼. 마지막으로 프라이탁 로고가 새겨진 초록패턴의 크로스백을 메고, 벤치에 앉아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그녀의 모습이. 길고 마른 몸의 실루엣을 잘 표현하는 옷차림이 단박에 눈에 박히면서, 화룡점정으로..